구구, 이누도 잇신 :: 2008년 10월 25일 22시 42분


영화를 선택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단지 영화에만 집중해서 얘기한다면 이누도 잇신 때문이었다. 물론 노다메가 아닌 우에노 쥬리를 보는 궁금함도 있었지만. '조제...' 는 매니아들이 많은 영화고 마찬가지로 내게도 특별한 기억이 되는 영화이다. 만남과 헤어짐에 관한 얘기는 모두에게서 들을 수 있는 것이에 굳이 내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조제가 갖는 특별함은 '메종 드 히미코' 도 마찬가지였고, '구구...' 에서도  역시 그랬다. 특별하고 약한 '존재'에 대한 집중이다.

사십이 넘은 싱글 여성 만화가라서가 아니다.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만화를 그리고 있었지만 정작 나 자신은 도움 받지 못한다는 허무와, 암을 이겨내고 살아남기 위해서 겪어야만 하는 상실감으로 나는 특별하고 약한 존재가 된다.

주인공의 환상은 초라한 과거에서 '즐거웠다는' 위안을 찾고, 결국 죽은 고양이가 산 사람을 살리는 '낭만'에 의지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영화의 결론보다도, 사실 내게 고양이 같은 친구는 없으니까, 주인공이 느꼈던 우울에 깊이 공감했다. 더러는 긍정적인 삶으로의 희망을 찾기 위해 이 영화를 본다고 말할지도 모를 일이나, 나는 적어도 영화적 낭만이 현실에도 일어나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결국 현실에서 주인공은 어떻게 다시 일어나는가 생각해보게 된다.

의도치 않게 이런 비슷한 얘기를 나누고, 그 덕분에 집에 오는 내내 과거와 삶의 목표 같은 것들 생각해보았다. 내 지난 삶이 아름다운 것이었노라 타인에게서 칭찬받을 자신도 없고, 그렇다고 남에게만 도움되는 삶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무력감이 진하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삶에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할 때, 그 대가가 내가 원하는 것인가, 원하던 것이었던가, 그리고 그 끝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를 생각해보는 것은 영화나 현실에서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조제..' 나 '메종 드 히미코' 에서 어렴풋이 내 사랑이나 추억들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아 먹먹한 기분이었다. '구구..'는 고양이 때문인지 같이 보는 사람때문인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히 다가오진 않았지만, 전작들과는 달리 그 그림자가 추억이나 타인이 아닌 지금의 나를 직접 그리는 것 같아 작지만은 않은 공감이 있다.


덧) 극중에서 고양이가 참 귀엽게 나오는데, 이래서 고양이 영화로 대부분에게는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감독으로서는 안타까울 것도 같은데, 생각없이 보기에는 그 편이 더 나은건지도. 홈페이지에서 찾은 '구구' 사진. 참고로 위 아래는 동일 고양이 입니다. ㅎㅎ

구구. 어릴때.


영화 종반. 진짜 빨리 자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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