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에 해당되는 글 6건
Christmas scenary :: 2008/12/27 22:40
오랫동안 만지작 거리던 핸드폰
망설이던 마음 끝에 터져 나온 건 오랜만에 휴가
이브의 밤 차가운 바람과 늦은 저녁 그리고 모자람 없이 채워주던 빈 웃음
라이브 카페 피아노 반주 불러지지 않던 오래된 팝
돌아오는 길 회사 앞은 크리스마스 나무 장식과 연인들과 즐거움과 따뜻함이 바람처럼 멈추어져 있었다.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에게도 난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처럼 할 말이 없다.
차가운 커피 어색한 웃음 혼자서 피는 담배 그리고 편하지 않은 마음
사람과 사람들을 뒤로 하고 조용히 11월로 돌아온다.
잠에 들어 누운 방에는 성탄의 눈 대신 소복이 쌓인 책상 위의 먼지처럼 쌓여 있다.
올해도 빠뜨렸나보군 산타 영감
자업자득 어찌할 수 없이 지금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 되어버린 내가.
* 이소라 7집 7번
겨울, 12월 :: 2008/12/21 22:47
반쪽처럼 생각되던 친구의 즐거운 얘기에 내 마음도 함께인 듯 부드러워진다.
보내고 돌아오는 길 겨울 찬 바람은 내게로 불어 오지 않았다.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 부르라던 김훈 선생님의 얘기만 찬 바람이 되어 내게 불어온다.
잡히지 않는 내 꿈도 사랑이었음을 그 바람에 맞서 내게서 불어나간다.
함께 였으나 같이 갈 수 없는 이들이 내게 친구로 남았다.
오래도록 익숙했고 그래서 더 어려웠던 겨울밤 같은 결심을 하고 잡히지 않는 아득한 사랑을 생각해본다.
그 약속을 버리던 밤 나는 시간이 지나 오늘을 어떻게 생각할까.
나 조차도 싫어버린 내 모습만 가득한 방안은 아무런 바람도 불지 않았을 것이다.
시간여행자의 아내 :: 2008/12/20 22:50

The Time Traveler's Wife by Audrey Niffenegger
'왜 사랑은 부재로 인해 더욱 격렬해지는 것인가.'
여러 해 전에 읽었다.
무겁지 않은 사랑 이야기이면서 누구나 좋아할 만한 얘기라면 항상 이 책이 떠오른다.
선물할 곳이 있어 찾다보니 그 몇 해 전 한국에서는 절판이 되어 있었다.
아마 고향집에는 깨끗히 두 권이 남아있겠지만, 미적거리다 선물할 곳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한 번 먹었던 마음으로 이번 기회에 원문을 구입할까 생각중이다.
영어로 쓰여진 책은 누구에게 줄 필요도 없으니까.
사랑 이야기다.
제목이 말하는 것 처럼 시간여행을 하는 남자와 그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의 이야기.
유치해지지 않는 것은 모든 전제와 조건이 비현실적이라 하더라도 주인공의 사랑하는 모습은 지극히 개연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언제든 떠나가고 여자는 정해진 것 없이 기다려야만 했지만 결국 그들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
시간 여행이란 설정이 사랑하는 사이에서의 일시적인 헤어짐, 그 일반적인 모습들로 대체될 수 있다면 애틋한 연애 소설의 하나로 충분히 공감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로서 부담이었을 쉽지 않은 소재를 가지고 경중을 조절해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대단하다.
Audrey Nuffenegger의 작품은 이것 말고도 다른 하나가 더 있는 것 같은데,
어쨌건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고 업으로써 글을 쓰는 사람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이토록 놀라운 발상을 가능케 한 것이 어쩌면 그녀가 클레어였던 때문은 아니었을까 상상해보기도 한다.
사랑이 상대의 존재보다는 부재에 연관되어있다는 얘기는 코엘료의 책에서도 나온다.
굳이 책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느끼는 바이기도 하다.
한참을 그리워하다가도 못 보고 살기도 하고 우연처럼 만났다가도 사랑하지 못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함께 있을 때는 내 사랑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다가도 만남과 만남의 시간 사이에서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사랑의 깊이를 재보곤 한다.
그리고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중요한 일이 없음을 깨닫는다.
그것은 놀랍고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알랭드 보통이 얘기했듯, 어쩌면 그 그리움을 사랑으로 착각하며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부재와 더불어 홀로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 우리는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설령 그 상대가 지금 내가 그리워하는 그 누군가가 아닐지라도.
'뒤에 남겨진다는 건 힘든 일이다. 나는 헨리를 기다린다. 그가 어디있는지도 모른채, 그가 괜찮은지도 걱정하면서. 뒤에 남겨진 사람이 되는 것은 힘들다. .... 난 자신을 분주하게 만든다. 그러면 시간이 더 빨리 간다. 나는 혼자 잠자리에 들고 혼자 일어난다. 나는 산책을 간다. 지칠 때까지 일을 한다. 겨우내 눈 아래에 덮여 있던 쓰레기들이 바람에 날리는 것을 구경한다. 모든 게 다 간단한 것 처럼 보인다, 생각하기 전까진.
왜 사랑은 부재로 인하여 더욱 격렬해지는 것일까.'
100분 토론 400회 특집 :: 2008/12/20 00:26
100분 토론 특집 방송 재밌었다.
소위 얘기 좀 하시는 분들 모셔다 놓고 거의 자유 주제로 토론을 했는데,
물론 마지막에는 현 정부에 대한 평가로 귀결되었다.
그래서 늘 안타까운 마음인 것이 어떤 방송도 토론은 정치적인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사실은 그 보다 높은 사회 전체의 가치 문제가 본질일 것인데..
오랜만에 본 유시민 의원 참 새로웠다.
고향에서 지역구 출마했다 야인생활을 하는 걸로 아는데
예전 대통령의 적자 같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진중하고 부드럽고 그러면서도 강인한 이미지를 풍겼다.
더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진교수는 여전히 독설이 심하고 상대의 얘기를 들어줄 여유를 갖고 있지 않은 모습 그대로였다.
물론 대부분 공감하는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수긍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랄까.
재기발랄함이 지나쳐 총기를 가리는 느낌이다.
전원책 변호사 ㅋ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으셨음! ㅎㅎ
몇차례 TV 에서 보고 어떤 식으로든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짐작은 했었지만 북한 관련 얘기에는 타협없는 강경한 발언으로 보는 사람을 긴장시켰다.
신해철씨는 소신있는 얘기해주었으나 토론자로써 지식의 깊이가 보이는 듯 했고
김제동씨는 이승엽 얘기말고는 기억나는게 없어요... 눈치 너무 보던데..
그외 의원님들과 교수님들은... 할말이 없다. 솔직하지 못한 사람들.
우석훈 교수의 블로그에 보면 좌파와 우파를 나누는 간단한 기준에 대한 얘기가 나와 있다.
몇 번인가 인용했던 것도 같은데,
현재의 사회 경제 체제가 진보의 최종단계라 생각하면 우파, 그렇지 않으면 좌파란다.
그런 면에서 나는 분명 왼쪽으로 치우쳐 있다.
자본주의가 됐건, 시장주의, 민주주의, 대의 민주주의 건 무엇이든 현재 우리가 처한 체제는 제한적인 것이다.
실상 사회가 살아가는 의미는 더 나은 대안을 발견하기 위함이다.
분쟁이 존재하는 것은 정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지 오답을 걸러내는 목적이 아닌 것이다.
100분 토론에서 많은 얘기들이 오갔지만 그 중 제일 공감갔던 것은 정부와 일반 사회의 소통의 문제다.
왜 정답을 가르치려 드는가.
이것이 옳으니 옳은 대로 하면 된다고 강압하는 것은 독재다.
사회 일반의 공감으로서 올바른 대안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고 정부의 역할은 그 과정에서의 절차적 공정성, 기회의 평등, 가치 지향으로의 방향성 제시에 그칠 일이다.
정부 정책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오만함이 싫다.
자신들을 이해 못한다고 계급적으로 분리시켜버리는 오만함도 싫다.
헌법의 수호, 법치주의의 확립 같은 일반론적 정의는 비현실적어서 싫다.
얼마나 많은 불법과 부정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으며 그것의 경중은 돈이 많으냐 적으냐이며 사회의 판단 역시 결과론적으로 부유한가 아닌가에 달려 있는 것 아닌가.
사회가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한데, 그것이 때론 헌법으로 때론 예의나 도덕으로 위장되며 강압되는 현실에서 깨어있는 어느 누가 먼 길 힘들어 가겠는가.
위선적인 인간들의 간사한 혀놀림을 보다보면 역겹다.
내안의 폭력성이 아나키즘으로 진화발전되고 있는 느낌이다.
유시민 전 의원이 말한 것처럼 정부에 의한 공포는 전세계적 불안요인들로 확대 증폭된다.
미래를 알 수 없는 불안 심리 속에서 정부가 네거티브 정책을 계속해서 강요한다면 자율은 소멸되고 공포와 불만만 가득할 것이다.
사회는 물질만능주의만, 정치와 이념에는 권력에 기생하는 마피아들만 남게 될 것 같다.
그것은 한세대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고,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들도 책임질 수 없게 될 것이다.
전원책 변호사의 마피아 얘기가 한국의 정치를 정확히 표현한 말인 것 같다.
개국 공신들에게 땅 한 평 안줄 수 없지 않은가.
누구나 될거라 믿는 사람이 되는 경우가 이래서 더 비극이 되는 아이러니가 된다.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암튼 조만간 경제적인 문제에 집중해서 정리를 한 번 해보고 싶다.
조직의 문제에 관해서도 고민이 많다.
암튼 100분 토론 간만에 재밌었다.
역시나 싶은 건, 손석희 교수님의 깔끔한 진행.
시선집중에서도 느끼는 거지만 사견을 참을 수 있는 능력이 들어주는 능력보다 더욱 중요한 것 같다.
아무말 없이도 나는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미소는 어떻게 나오는 걸까.
부럽다.
TV를 보다가 :: 2008/12/15 21:21
어젯밤 자려고 누웠다 TV를 켰는데 모처럼 재미난 것들을 하고 있어서 적어본다.
1. 북극의 눈물
지난 주에도 봤었는데 그땐 좀 잔인하다 싶었다.
몸집이 큰 고래나 바다사자 같은 녀석들을 죽이고 잘라먹고 하는게 좀 거북스러웠었는데.
이번엔 먹이가 없어 슬픈 북극곰이며 사냥을 잃은 아저씨들을 보여주는데 뭔가 모르게 심각해졌다.
온난화의 영향으로 얼음이 녹아 집이 없어지고 먹을 것이 없어진다...
얼음이 녹는 얘기로 우겼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얘기 안 나오나 유심히 들었는데.. 확인하진 못했다.
암튼 키아누리브스가 나오는 어떤 영화에서도 이런 대사가 나온다.
지구가 죽으면 인간도 죽어. 하지만 인간이 죽으면 지구는 산다.
대충 뭐 이런..
월가의 금융위기 때문에 아프리카 어린아이가 진흙과자를 먹고 있다면 믿을까.
내가 피우는 담배 때문에 북극곰이 굶어 죽는다면 믿을까.
심각 보단 신기한 일이 앞선다. 오늘은 좀 맘이 편안한가.
암튼 예전에 다큐멘터리 PD가 되고 싶다던 사람이 있었는데,
1년 동안이나 만들었다는 이번 작품을 보고서 그럴 만한 일이겠구나 싶다.
2. 장동건
이리저리 돌리다 보니, 얼레 장동건이 있네.
조금 보면서.. 그래도 달변은 아니구나.. 나름 약점이 있는 것 같았는데
계속보니 또 조곤조곤 얘기하는 모습이 그 나름 매력이 있었다.
암튼 이건 더 신기했는데, 딴데 돌리려다가 마지막 질문이, 요즘 읽고 있는 책 있으세요? 하는 대답에..
지식적인 측면에선 마이크로 트렌드를 재밌게 읽었구요..
오호.. 마이크로 트렌드라..
그리고 정서적인 측면으로는 알랭드 보통의 불안(Anxiety)를 읽고.. 오히려 전 위안을 받았어요.
이런.
장동건님.. 진짜 깜짝 놀랐음.
내게 있어 글쓰는 일과 관련하여 좋아하는 사람을 굳이 나누자면 두 가지 경우로 나눌수 있는데
표현의 관점에서 보자면 나는 김훈 선생님을 존경한다. 닮고 싶을 정도로.
그리고 코엘료도.. 내러티브의 측면에서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고.
또하나 내용이나 생각의 측면에서는 알랭드 보통과 까뮈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정서적 공감, 사고에 깊이에서 압도당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물론 그 만큼 내가 얕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암튼 대중의 감성 혹은 지성에 있어서 나의 favorate을 언급해주시는데
나랑 코드가 맞는건가.. 저 사람이.. 하는 생각.
분명 이방인도 좋아했을 것 같다. 김훈 선생님의 책 몇권쯤은 소장하고 있고.. 무간도 역시 아주 좋아할지도.
3. 인재전쟁
이젠 자야지 하고 돌리다 잠 못잔 케이스.
돌리자마자 왠 컨설팅 펌에서 인터뷰하던 티저 퀘스쳔을 TV에서 풀어주고 있지 않은가.
페르미 문제.. 라고 하던데. 문득 옛날에 풀었던 문제들이 다시 생각이 나서..
당시에 기억나는 문제가. 하나는 지하철 2호선의 월 매출을 계산하라..
또 하나는 인터넷 포털 업체끼리의 M&A 타당성을 분석하라..
이 비슷한 것이었는데, 요 두번째 문제가 아마 거의 최종쯤 가서 받은 질문이었다.
대충 썰 풀다가..... 인더스트리 경력이 내겐 더 도움이 될거라는 조언을 들었었다.
암튼 방송 내용은 인재 그러니까 사회적인 의미에서 천재들이 어떻게 탄생되고 무엇을 하는가 하는 내용이었다.
흥미로운 내용이었고 자극도 되었다. 늦게까지 본 보람이 있을 정도로.
두 가지 기억에 남는데,
모 인사 담당자 왈, 대학생활은 자신의 장점이 무엇이고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하고싶은지 알아내는 시간입니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내 대학생활의 목표는 어느 순간 졸업으로 바뀌어 있었다. 처음에는 물론 학점이었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고싶은지 모르니 그 사람말이 참 정답이다. 알아냈어야 했는데.
또 하나는 구글 기업마케팅 팀인가에 일한다는 아저씨.
자신은 토크쇼 MC가 되고 싶었는데, 오프라 윈프리 처럼..
대학시절에 교수들한테 그 얘길 했더니 전부 언론고시를 보라 했단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오프라 윈프리도 고시는 커녕 대학도 안나왔는데 훌륭한 토크쇼를 하고 있지 않은가.
그 성공의 비결이란 것이 바로 다른 사람들을 공감하는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결론을 내렸단다.
그 뒤로 학교에서 나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시야를 넓혀서 현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 IT에서 토크쇼 MC가 되고 싶다??
그게 꿈이랑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잘 안나온거지. 기억이 안나는 건지.. 암튼
사람이 살아가는게 시간적으로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간적으로 얼마나 넓게 사느냐도 중요하다.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스스로 기회를 포기하고 시간을 단축하느라 공간적으로 늘 한 곳에 머물러 있었다.
지난번 프라하를 갔다 오면서도 느꼈다. 나는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있었구나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즐거워서 기꺼이 할 수 있다.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 하지만 꿈을 모르겠거든 지금 내가 가진 시야를 넓히면 된다.
그러면 못보던 꿈도 보인다. 나 또다시 떠나고 싶다.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것 :: 2008/12/14 23:02
어제 온 비 때문에 그제 젖은 옷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비워진 마음으로 자리에 앉다 정리해 둔 노트가 생각나 무겁지 않도록 옮겨본다.
질문 보단 답을 알 것 같은 글씨, 며칠 사이였지만 나는 달라졌을 것이다.
좋은 글을 눈과 마음의 기록으로 남기면 머지 않아 말과 행동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금부터 잠을 자면 크리스마스에는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것.
꿈 아니면 희망일까.
힘들어 할 때 물어오던 친구가 있었다.
대답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 땐 몇 개의 보기가 있었다.
이루어질 수 없을 것만 같던.
모가 나는 것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기억력이 좋고, 거기에 더해 잊지 않으려고 상처를 몸에 새기는 나같은 경우가 더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되었건 남들과 다른 것에 대한 비난과 소외에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다만 영리하게 살아야 한다.
계산적이라기보단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수 있다는 의미에서의 영리함, 그것이 내게 필요하다.
사람들 속에서도 티나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마음 아픔이나 안 좋은 기억들은 남들과 다른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므로 괜찮다.
하지만 잊을 수 없다는 것과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는 것인가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상처로부터 벗어나는 법이 아니라 정작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가정이 주는 사랑과 인정이 사회로 나가 싸울 힘을 준다 한다.
내겐 나를 보듬어주는 따듯함은 없었다.
기억이 뚜렷해지는 스무살부터 나는 혼자인 방에 있었으니까.
나이를 먹으며 더욱 외로워 질수록 나는 전보다 더 치열한 세상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제와서 새삼 누군가와 함께 지낸다거나 가정의 역할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립된 뒤로 단절되어 버렸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타인들의 위안이나 인정이 내겐 힘이 될 수도 없고 그러고 싶은 맘도 없음을 변명하는 것이다.
나는 그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젠 원래 내가 그렇지 않은 것인 채 되어버려서, 그래서 더 이렇게 마음이 쓰인다.
사람들로부터 멀어져 있지만 여전히 산다는 건 고요하지 않고 공허하다.
적어도 내겐 살아가는 일이 움직이는 것인지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지금 나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
** Martini rosso (Inst.)


